소방관 ! 을 아시나요?

[스크랩] 화재진압현장 소방관들의 투혼

기러기러기 2008. 5. 1. 01:37

 

캄캄한 어둠속에서 보이는 건 오직 이글거리는 악마의 눈빛을 한 화염뿐.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커다란 불기둥이 곳곳에서 지옥으로 안내하는 춤을 추고 있었다.

방화복을 입고 산소마스크를 한 채 소방호스 하나에 목숨을 걸고 악마의 입으로 향하는 소방관들.

 

불기둥은 움직이고 있었다.

불기둥은 마치 '니들이 그깟 물자루 하나로 나에게 덤비느냐'는 비아냥 같은 소리를 지르며 깜깜한 공장안을 이리저리 휘젖고 있었다.

죽은 듯 숨어있다가 옆을 지나치려면 소스라치게 덤벼들어 방화복에 불꽃자국을 남기고 다시금 활활 타 올랐다.

불은 살아 움직이고 있었고, 소방관들은 살아있는 불기둥을 잡기위해 죽음의 두려움을 잠시 접어두고 

몸에 와닿는 뜨거운 열기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공장안으로 들어갔다.

공장 내 천정에서도 불이 붙어 불꽃을 내며 공장 바닥으로 불티를 떨어뜨리고 있었지만 소방호스를 앞으로 겨냥한 채

화재현장을 살피며 순간순간 물을 뿜어내며 전진하는 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할 순 없었다.

 

8일 오후 3시 30분경 발생한 이날 화재현장은 창원차룡단지내 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체의 공장이었고 부품의 주 재료는 '마그네슘'.

'마그네슘'에 붙은 불은 물을 만나면 더욱 크게 타오르기에, 불이 난 장소에 마그네슘이 있을 경우엔 물을 뿌릴 수가 없어 특수약품이나 모래등으로 불을 진압하여야 했고

일반 사무집기나 벽면과 기둥에 붙은 불들은 물을 사용하여 끄야만 했기에 화재진압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가끔 물을 만난 불이 오히려 큰 소용돌이를 만들며 기둥처럼 솟아오르기도 했다.

순간적으로 치솟는 불기둥은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서있던 필자에게도 뜨거운 기운을 쏟아낼 정도로 무시무시 했다.

 

화재진압하는 소방관들에게 방해가 안되게 최대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소방관들의 불과의 치열한 사투를 그림에 담아내고자 카메라 셔터를 갖다대었다.

카메라 뷰 파인더 안에 보이는 색상은 온톤 검정과 붉은 색이었고 간간히 불티들이 흰색 섬광을 내며 선을 그어냈다.

혹시 불길이 필자에게 붙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화재진압현장의 소방관들의 모습을 생생히 기록할 수 있겠다는 흥분감이 교차됨을 느끼며

불길속의 소방관들을 향해 셔트를 눌렀다.

 

 

 

 

추운 날씨에 소방호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얼음장 같은 물을 몸으로 맞아가며,

신속한 화재진압을 해주지 않는다는 원망섞인 항의도 들어가며,

경찰이 3~4교대로 근무할 때 대부분이 하루 24시간씩 2교대로 근무해 가며,

피곤한 몸을 이끌며 불길속으로 한치 거리낌 없이 뛰어드는 소방관들.

그들의 모습에서 이 사회에도 진정 직업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함을 느끼고 또한 그 분들의 존재에 고마움을 느꼈다.

 

하지만 정작 소방공무원에 대한 우리사회의 대우는 어떠한가?

한때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무원의 구조조정이란 미명하에 감원대상으로 가장 먼저 소방공무원들을 명단에 올렸다가

시민들의 엄청난 반대에 부닥치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려 유야무야된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땅의 소방공무원들은 다른 공무원들에 비하여 훨씬 낮은 처우를 받고 있다.

타 직종의 공무원들과 비교하여 훨씬 센 근무강도와 그기에 반비례하여 많은 근무시간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참여정부들어 많은 수의 공무원이 증가하여 큰 정부를 지향하면서도 정작 인원과 장비의 대규모 확충이 필요한 소방관들의 근무환경 개선에는

그다지 많은 노력을 보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내 자식은 소방공무원을 시키지 말아야겠다"

이날 하루 화재진압현장에서 소방관들의 곁에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나서 필자는 참 나쁜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마음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화재현장의 소방관들 대부분이 가졌던 생각이 아닐까?

물론 필자의 좁은 소견일 수도 있겠으나, 단지 직업에 대한 책임감만으로 그들을 불길속으로 뛰어들게 할 수 없지 않겠나? 

지난달에도 필자는 화재진압을 하는 소방관들의 모습을 블로그상에 올린 바 있다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들의 투혼현장) 

당시 필자의 기사를 읽고 현장에 있던 소방관의 부인이라며 기사에 흔적을 남겨주신 분의 댓글이 가슴에 남아 소개한다.

 

- 스크랩 좀 해가겠습니다.
오늘 아침 신랑이랑 함께 이 글을 봤습니다.
울 신랑이 저 진압 현장에 있던 구조대원입니다.
어제 출동 나갔다 온 후에 글이랑 사진이 올라왔단 말에 이걸 보고는 아침에 퇴근해서 저한테 보여주네요.
예전엔 밖에서 물로 불만 끄다가 지금은 구조대원이라 연기 속으로 직접 들어간답니다.
퇴근후 가끔 연기 많이 마셨단 말 들어도 그냥 난 흘립니다.
깊이 생각하고 상상하면 겁이 날 듯 해서요.
혹여라도 다칠까봐..
근처에 싸이렌 소리만 들려도 혹여나 싶어서 전화 해보고,
출동 갔다 하면 혹시나 위험한 데 갔을까봐 어디 갔었는지 꼭 물어보고 했는데.

오늘 아침에도 이걸 저한테 보여주면서 사진 속 사람들을 짚으면서 "이게 나다"면서 웃는데,
전 겉으론 표를 내지 않았지만 한번도 본 적 없는 신랑 일터를 보니 속으론 쨘..했어요..
이렇게 사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겐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네요.-
(이 글은 그 부인께서 혹시나  소방관인 남편분이 오히려 걱정할까봐 숨긴 글로 올리셨는데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을 것 같기에 기사에 올립니다.)

 

지금 그 부인께 다시 한번 답글을 달고자 한다.

 

- 제게 감사하다뇨?

시민들을 위한 소방관들의 투혼에 저희가 감사해야죠.

비록 힘드시고 마음 편치 않으시더라도 힘내십시요.

많은 분들이 소방관들의 노고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소방관들과 그 가족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화재진압은 공장안 뿐만 아니라 공장 외부의 모든 곳에서 실시되고 있었다.

마산,창원,진해등지의 소방차량들 30여대와 소방관 80여명을 비롯하여 인근 군부대에서 지원한 군트럭, 그리고 화재 피해당사자인 공장직원 수십명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이용하여 화재진압에 나서고 있었고 일부 직원들은 화재현장에서 공장자재를 하나라도 더 꺼내 나오고자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보여

화재현장을 지켜보고 있던 인근의 기업체 근로자들 수백명의 안타까움을 샀다.

화재현장에서 발생한 검은 연기는 멀리 마산에서도 볼 수 있을만큼 높이 치솟았고 화재는 발생 약 4시간만에 완전 진압되었다. 

화재 피해액은 경찰추산 약 17억원.

근무시간 중 일어난 화재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한순간의 화재로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시절의 박근혜 전 대표가 방문하기도 했던

유망중소기업의 미래에 먹구름이 끼게 된 것이다.

 

 

건조하며 강한 바람이 계속되고 기온이 뚝 떨어진 요즘의 겨울날씨는 화재가 일어나기 가장 좋은 조건이며 상대적으로 화재진압도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한다.

인명과 재산, 모든 것을 일순간에 앗아가는 화재는 조심,또 조심하는 방법외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기에 우리 모두의 일상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출처 : 화재진압현장 소방관들의 투혼
글쓴이 : 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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