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까비 / 김연숙
삼돌총각 나뭇짐 지고 복례처녀 산나물 캐며
앞산구릉 실개울 건너 춘삼월에 사랑했네
연달래야 연달래야 섬섬옥수 일편단심
연달래야 연달래야 가신님을 잊지못해
양지바른 님무덤가 진달래꽃 꺾어놓네~
풍진세상 다 어이하리 홀로 우는 두견새 되어
천년만년 내님 그리던 달래달래 연달래야
연달래야 연달래야 섬섬옥수 일편단심
연달래야 연달래야 가신님을 잊지못해
양지바른 님무덤가 진달래꽃 꺾어놓네~
풍진세상 다 어이하리 홀로 우는 두견새 되어
천년만년 내님 그리던 달래달래 연달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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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머지않아
개나리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날 계절이 왔다,
그러면 사춘기 처녀의 가슴뿐만이 아니라
나이든 중,노년의 가슴에도 아릿한 춘정이 살그머니
고개를 치켜 들게 될터인데-
이때 쯤이면 저 남쪽의 산촌에서는 "꼬까비" 혹은
"꽃갚이"라는 어여쁜 이름의 꽃나들이를 했다고 한다.
처녀 총각들이 뒷동산엘 올라 진달래를 잔뜩 꺾어다가
버려진 무덤에 꽂아주는 풍습이란 것이다.
처녀나 총각이 이"꼬까비"를 하지 않으면
처녀에겐 "장가 못가고 죽은 몽달귀신"이-
총각에겐 "시집 못가고 죽은 각시귀신"이 달라 붙어
혼사길을 막아 버린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이라나?-
그래서 시집 장가를 못가고 죽은자의 무덤이나
타향에서 머슴 살이를 하다 죽거나 객지를 떠돌며
장돌뱅이를 하다 객사한 그야말로 보살펴주는이 없는
외로운 원혼들의 무덤은 이때 만큼은 꽃으로 뒤덮히는
호사를 만끽하게 되는 아름다운 풍습이 되고 있단다.
아마 한많은 귀신들에게 진달래를 헌화함으로써
그 원혼들을 진혼했기에 "꽃갚이"라 하는가 보다.
그런데 이"꼬까비"와 아주 흡사한 꽃나들이가
저 멀리 "독일"에도 있다.
"바이엘른" 처녀들은 서양의 진달래인 "히스"꽃이 필때면
시집 못가고 죽은 처녀의 무덤엘 찾아가 "히스"꽃을 꽂아주고
둘러서서 춤을 추며 진혼의 노래까지 불러 준다고 하는데
"슈베르트"의 가장 아름다운 가곡중에 하나인 "리타나이"가
바로 이 독일의 "꼬까비"의 노래에서 곡조를 따온 것이란다.
하지만 원혼들에게만 기다려지는 진달래 철만은 아니다.
산촌에 꽃이피면 가슴 봉오리가 볼록 솟아 오르기 시작하는
사춘기 소녀들은 바구니 옆에 끼고 들로 산으로 나물을 캐러
봄볕 아래로 나선다,
그리곤 나물 바구니엔 진달래뿐 아니라 온갖 꽃도 잔뜩 담아
산을 내려 오는데 이때 마을의 선머슴아들은 그 길목을 지켰다가
꽃을 냉큼 빼앗아 튀면서 소리를 맞추어 외쳐대기 까지 한다,
"얼래리~꼴래리~
ㅇㅇㅇ는 난달래 래요, 난달래 래요-"
젖꼭지가 연하게 물들어 가는 사춘기 소녀는 "연달래"-
젖꼭지가 진하게 붉은 성숙한 처녀는 "진달래"-
젖꼭지가 난초 빛깔로 검붉은 젖먹이는 여인을
"난달래"라 속칭 했는데-
애써 꺾은 꽃가지를 빼앗긴데다가
연달래 가시나에게 "난달래"라고 놀려대기까지 하니
이건 약이 오르지 않을수 없다,
모욕을 당한 연달래들은 바구니를 내동댕이 치고
그자리에 풀석 주저앉아 두다리를 쭈욱 뻗고 펑펑 울어댄다.
그러면 선머슴아들은 더욱 신이나서 "운~달~래, 떡~달~래.
정~달~래. 거시기(?) 달래-"를 냅다 외치고는 멀리 도망을 친다.
꽃피는 봄이면 발동되는 산촌의 춘정이 이렇듯 순박하고
아름답게 펼쳐지는 것이다.
이것은 사춘기의 처녀 총각들이 편을 갈라 꽃나무에 올라가서
서로 노래싸움을 하다가 처녀들이 던진 꽃가지를 주운 총각과
짝을지어 노니는 동남아권의 청소년 문화가 한반도에 전해져
"연달래, 진달래, 난달래"로 변화된게 아닌가 싶다.
특히나,
"꼬까비"를 위해 뒷동산엘 오를때는 오빠,동생하던 호칭이
내려 올때는 여보,당신으로 변하기도 했다는 그 짜릿하고
달콤한 낭만은 이제 깡그리 증발을 해버렸으니
제 아무리 뒷동산에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다해도
그것은 속빈 강정이요, 앙꼬없는 찐방 처럼
멋도 맛대가리도 없는 말짱 도루묵이 아닌가 싶다.
내 이럴줄 진작에 알았더라면 한 백년전쯤에 태어나는건데~
참으로 원통하고 절통하다.....
어느분.
뒷 동산에 진달래 피거든 나랑 살짝꿍 단둘이서
"꼬까비"하러 안 가실라우?......
글 출처 : 사이버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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